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막상 실행이 되지 않는 가장 어려운 협상의 제 1법칙,
“상대방이 원하는 이야기를 하라”
모르는 번호로부터의 부재중 전화,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그 번호가 뜬다면 십중팔구는 무슨 행사 기념으로 특별히 우수한 고객님들께만 제공된다는 보험회사의 상품 안내 전화다. “100세까지 상해부터 암보장 모두 되고요 고객니임~”, “관심없어요”라는 내 싸늘한 대답에 대해 모르긴 해도 절대 순순히 넘어가면 안된다고 철저히 훈련받으셨을 그들은, 다음 이야기를 잇기 위한 질문들을 꺼낸다. “그런데 직접 운전은 하시나요?” “다른 보험 갖고 계시죠? 어떤 보험 갖고 계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등.
이에 대한 보통의 내 대답은 “제가 꼭 답변을 드려야만 하나요?”의 또 다른 질문.
가끔은 운좋게 여기서 포기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보통은 이 단계로는 끝나지 않는다. “관심도 없고, 돈도 없어요. 들고 싶어도 못 하겠다구요. 수고하세요” 정도는 나와야 하며, 일장 훈계를 늘어놓는 분들도 많다. “아니 요즘 보험 한 두개 씩 없는 사람 없는거 알지요. 몰라서 전화드린게 아니구요…”하고 남의 인생에 감히 훈계를 늘어놓는 분들, 이쯤 되면 나도 슬슬 열이 받는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저는 이렇게 살다 죽을 거에요” 하고 끊는 거는 그래도 마무리 “수고하세요”를 덧붙였으니 나름 정중한 버전이다.
한두번은 생면부지의 목소리에게 이런 일로 내 소중한 시간 빼앗겨 가며 훈계 받고 싶지 않아 그냥 종료 버튼을 눌러버린 적도 있는 것 같다. 내 딴에는 욕하지 않고 끊어주는 것을 다행으로 아시기를 바라며 말이다.
이기고 싶은 사람은, 내 말이 아니라 ‘남의 말’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남의 말’을 좀 들어야 한다. 안다, 어렵다는 거. 나도 잘 안된다. 그러면, 말이라도 줄여주면 좋겠다, 부디, 제발




최근 덧글